치솟는 기름 값을 잡겠다고 정부가 나서서 알뜰주유소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알뜰주유소’란 정유 4사에 의한 독과점 구조로 경쟁이 미약하다고 보고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 등이 낮은 가격으로 석유제품을 대규모 공동 구매하여

소비자들에게 리터당 70~100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주유소를 말한다.

마진최소화 원칙에 동의하는 주유소 사업자가 운영주체가 되며 셀프주유, 사은품 미지급 등을 기본으로 하는 알뜰주유소를,

지식경제부는 2015년까지 전국 주유소의 10%인 1300개의 기존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만들고 이번 달부터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책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겉으로는 소비자에게 값싼 기름을 공급한다고 하지만 정부가 시장경제에 직접 간섭하는 이런 정책은

유통구조만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오히려 유통비용을 증가시키는 사태를 만들기 때문에 실현성이 매우 낮다.

현재 주유소 판매 휘발유 가격의 50%이상은 각종 세금이다.

리터당 2천원짜리 휘발유에서 각종 세금을 전부 없앤다면 값이 그 절반인 1천원 이하로 떨어진다.

정부가 진정 휘발유 가격을 내릴 의지가 있다면 세금을 인하하면 된다.

굳이 정유사 마진을 깎아 생색만 내는 식의 제도는 국민을 우롱하고 주유소 업계 전체를 뒤흔들어 놓는 어리석은 제도가 될 것이다.

정부는 조삼모사식 비현실적 제도가 아닌 자유 시장경제하에서 실질적인 성과 추진을 위하여

주유소간 거리 제한제 폐지 같은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주유소가 많아져 경쟁이 커지면 기름 가격은 저절로 내려갈 것이다.

일본의 석유 값이 한국보다 아주 싼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한 지역에 주유소가 집중되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장하듯 100원정도 싸게 기름을 공급하는 것이 알뜰주유소의 목표라지만 지금도 셀프주유소는 리터당 100원 이상 저렴하다.

미국처럼 셀프 주유소에 관리인을 두지 않아도 된다면 가격은 더욱 내려갈 것이다.

사실 주유소 업계와 관련하여 많은 이득을 취하는 쪽은 주유소가 아닌 정유사, 카드사, 그리고 최대의 기득권자인 정부다.

자영 주유소 업자는 환율변동과 유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인건비, 판촉물 등 하루하루 근근이 견디고 있다.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하여 기름 값을 인하하고 싶어도 지금의 유통구조에서는 리터당 기름 값 10원도 자율적으로 조절하기 힘들다.

한국주유소협회가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 운동”을 전개하면서 가만히 앉아서 폭리를 취하는 카드사를 향해 선전포고를 하였다.

회원2천169명 가운데 94.3%인 2천46명이 찬성하였다.

현재 주유소 카드 사용 수수료는 1.5%이지만 각종 유류세가 50%인 것에 견줘 보면 실질적인 카드 수수료율은 3%가 넘는다.

또한 협회 인천지회는 알뜰주유소 추진에 항의하는 첫 번째 표시로 농협카드를 선정하여 가맹점 해지 운동에 돌입하였다.

34개 인천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인천상인연합회도 SSM이지만 사업조정신청에서 자유로운 농협 하나로마트(비영리법인)에 대하여도

조정대상에 포함시켜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와 대기업은 성난 주유소 업계는 물론 전통시장 등 중소상인들의 실상을 직시하고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 간섭과 참여를 중단함은 물론 제도적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2011년 12월 22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출처] [인천신문_기고]농협 알뜰주유소의 문제점 |작성자 김성철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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